"자영업 신용평가 틀 만들어 800조 대출 잡자"

입력 2021-07-02 17:21   수정 2021-07-03 01:01

인터넷뱅크와 신용카드사들이 개인사업자를 위한 맞춤형 신용평가모델 개발에 나서고 있다. 금융거래 정보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기존 대출시장에서 불이익을 받던 자영업자들이 한도 상향과 금리 인하 등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될 전망이다. 800조원을 웃도는 자영업자 대출시장이 확대되는 것은 물론 관련 대출의 건전성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매출·상권 정보 등 활용”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 비씨카드, 카카오뱅크 등이 최근 금융당국에 개인사업자 신용정보업(CB) 예비허가를 신청했다. 지난해 8월 신용정보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CB업이 개인 CB, 개인사업자 CB, 기업 CB 등으로 세분화되고 CB업 진입 문턱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올해 안에 1호 개인사업자 CB업체가 나올 전망이다. 롯데카드도 개인사업자 CB시장 진출을 적극 검토 중이다.

자영업자들은 그동안 개인사업자 대출을 받을 때 한도나 금리 측면에서 불리한 조건을 감수해야 했다. CB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반 기업(법인)과 달리 자영업자는 매출 정보 등을 정확히 알기 어려워 사업주 개인의 신용정보를 바탕으로 개인사업자 대출을 내줄 때가 많다”며 “특히 업력이 짧은 자영업자들은 대출이 거절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신용보증재단중앙회의 ‘2019년 소상공인 금융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소상공인의 26%가 담보 부족과 낮은 신용도 등의 이유로 금융회사에서 대출을 거절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카드사들은 자사가 보유한 결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매출 실적, 고객 재방문율, 소속 상권의 성장성, 객단가 등 다양한 대안정보를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사업주 개인신용만 따졌을 때 중신용자로 분류되던 자영업자가 대안정보를 포함할 경우 우량고객으로 평가되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신한카드가 이런 대안정보 등을 활용해 시뮬레이션해본 결과 서울 강북구에서 요식업을 하고 있는 박모씨의 대출한도가 2300만원에서 3200만원으로 올라가는 사례가 나오기도 했다. 카드사들은 카드론(장기카드대출) 등 자사 대출심사 때 자영업자 맞춤형 CB를 이용하는 것은 물론 시중은행 등 다른 금융회사에도 판매할 계획이다. 가맹점 신용판매업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도 카드사들이 CB 시장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는 평가다.
자영업 대출 질적 개선 효과도
다른 금융사들도 개인사업자 CB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80만 곳의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경영관리 솔루션 ‘캐시노트’의 운영사인 한국신용데이터 등과 손잡고 예비허가를 신청했다. 우리은행 등 은행들도 다양한 대안정보들을 아우른 평가 모델을 강화하고 있으며, 네이버파이낸셜은 온라인 쇼핑몰 사업주를 대상으로 신용대출을 하고 있다.

금융사들이 ‘사장님 모시기’에 주력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먼저 관련 대출시장의 성장성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 자영업자 전체 대출 규모는 831조8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8.8% 늘어났다.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자금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중금리 대출을 강조하고 있는 당국의 정책 방향과도 부합한다는 평가다.

자영업자 대출은 연체 등 부실 위험이 높다고 인식되지만 정교한 개인사업자 평가 모델이 도입되면 이런 우려도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기존 평가모델 하에서 잘 드러나지 않았던 우량 고객을 발굴한다면 충분히 새로운 수익원이 될 수 있다”며 “코로나19 와중에 부실 자영업자들의 구조조정이 대거 일어난 점도 시장 전망을 밝게 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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